눈부신 햇빛
눈부신 햇빛으로 눈을 떴어요.
주말 아침의 단잠을 깨운 녀석이지만
그저 반갑기만 하네요.
아침에 찾아와 잠을 깨워준 게 언제인지
살며시 눈 가리며 일어나네요.
오랜만에 찾아온 녀석이 반가워 창문을 열어보네요.
눈을 가리며 일어날 때는 파란 하늘을
생각하며 창문을 향했지만 창문 밖 하늘은
파랗지가 않네요.
온통 흐린빛의 하늘로 뒤 덮여 있는데
한구석에 파란 하늘과 햇빛이 비쳐오네요.
그 햇살이 내게 찾아왔네요.
언제 오냐고 중얼거리던 내 소리를
하늘이 들었나봐요.
흐린 빛 하늘을 힘겹게 밀어내고 찾아왔네요.
마치 너무 늦게 왔다고 미안해하듯이
힘겹게 밀어낸 공간으로 인사 먼저 했네요.
자기가 왔다고 눈꺼풀을 두드렸네요.
이렇게 아침에 만나니 하루의 시작이
한결 더 즐거워지는 것 같아요.
기쁜 마음에 이제는 멀리 가지 말라고 말했어요.
다만, 눈부신 햇빛을 너무 강하게
비추지는 말아달라고도 말했어요.
네가 비운 시간 동안 많이 힘들었었다고..
그 힘들었던 시간들이 다시 아물려면
시간이 더 필요하다고.
그러니 너무 뜨거운 햇빛은 잠시
피해달라고.
녀석에게 부탁했어요.
늦게 찾아온 만큼 부탁을 들어주겠죠?
눈부신 햇빛 반가우면서도
투정을 늘어놓게 되네요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