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온 세상이 하얗게 뒤덮이면
화가들이 나타난다.
유명하진 않지만 각자의 스타일로
다양한 그림을 그린다.

넓은 도화지로 변한 운동장엔
작은 발자국의 그림을 그리고
작은 손자국의 눈사람도 그리는
꼬마 화가가 나타난다.

길 모퉁이의 도화지에는
작은 밤톨이 자신의 흔적을
하나하나 그림으로 표현하는
길냥이 화가가 나타난다.

검은 도로에 만들어진 도화지는
널찍한 두 줄을 그려가며
지그재그 모양, 가는 줄 모양을 그리는
자동차 화가가 나타난다.

늘 그자리를 지키고 있던
자동차에는 사랑의 상징인
하트를 그리며 지나간
사랑꾼 화가도 나타난다.

우리가 알지 못했던
많은 화가들이 흰 도화지로 변화면
여기저기서 나타나서
자신만의 그림을 그린다.

그 그림들은 누군가에게는
행복한 추억을 만들어주고
누군가에는 걱정이 되기도 하고
누군가에는 사랑이 되기도 한다.

하얀 도화지를 만들어주는
그가 있기에 알지 못했던
많은 화가들의 작품을 보고
느낄 수 있는 시간을 가져보게 된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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